이렇게 큰 상을 받고 보니 격세지감(隔世之感)이 몰려와 두렵기까지 합니다.
붓을 잡게 된지 어언3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자신이 없어 타인 앞에 내놓기조차도 부끄러운 글씨를 대상(大常)에 선정해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동안 앞뒤로 정성 모아 심오한 서체를 아낌없이 지도해 주신 남곡 김영국 스승님을 필두로 우농 배 효 스승님에 이르기 까지 미쳐 알지 못했던 품격 높은 서체를 연마시켜 깨쳐주신 은덕과 크고 높은 인품에도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답니다.
“소년 문장은 있어도 소년 명필은 없다” 라는 옛 성인의 말씀이 저절로 느껴졌던 지난 세월이었습니다.
정좌(正坐),정심(正心),정서(正書)에 입각한 기본 원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론과 실기로 겸비하여 지도해 주신 그 여덕(餘德)이 오늘을 만든 결과라 하겠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어느 하나 만만한 것이 없어 삼여(三餘)에 시간을 욕심을 부려보기도 했지만 역시 세월이 흘러야 터득해 진다는 사실을 늦게 깨우쳐 지는 것 같았습니다.
여느 때나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정신적인 아픔을 당했을 때에도 그 고통을 이겨 내기 위하여 밤잠을 지새우며 붓을 잡고 시름했던 기억들도 새삼 상기 된답니다.
『제21회 대한서화예술대전』에서 부족한 저에게 큰상을 주신 것은 앞으로 열심히 증진하여 서단의 발전과 저변확대에 조금이라도 기여하라는 중대한 과제로 알고 저의 인생에 마지막 과업이라 생각하여 더욱 힘써 부끄럽지 않은 묵객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해 볼 각오입니다.
다시 한번 저에게 큰상으로 격려와 희망을 주신 주최당국과 심사당국에 감사의 마음을 가슴깊이 새기며 고마움을 잊지 않겠습니다.
- 감사합니다.-